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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심리
♠ 품성(品性)
개의 외관은 견종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며, 그 좋고 나쁨은 매우 중시되고 있지만, 개의 성질은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다. '품성' 이란 외부의 갖가지 자극에 대해 동물이 나타내는 정신적 표현을 총칭하는 것이며, 개의 성질은 품성을 잘 관찰함으로써 알게 된다.
품성에서는 품위. 위엄. 체질. 감각. 행동 등이 중시되는 점인데, 건강한 개는 일반적으로 품성이 뚜렷하고 감각이 예민하며 온몸에 활력이 넘친다. 이것과 반대로 건강치 못한 개는 행동과 동작이 느리든지 과민하든지 활력이 부족하다.
개는 그 눈. 귀. 꼬리의 상태를 일련의 것으로써 관찰하면, 대체로 그 개의 품성을 엿볼 수 있다. 겁 많은 개는 눈을 두리번거리고 귀의 상태가 과민하여 잘 움직이고, 꼬리를 사타구니 속에 넣으면서 행동에 침착성이 없으며, 몸에 손을 가져가면 피한다. 함부로 짖는 개는 신경 과민의 견종으로 선천적 소질에 원인이 되는 것도 있지만, 좁은 견사에 수용되어 운동 부족 때문에 운동 본능을 억압받고 있는 견종에서 많은 것 같다. 좋은 품성의 개, 바꾸어 말해서 좋은 성질의 개의 행동은 항상 침착하며 더욱이 경계성이 풍부하고, 눈빛은 지나치게 날카롭지 않을뿐더러 이유 없이 짖거나 물거나 하지 않고, 영리해 보이는 표정에 충실성을 갖고 있다.
아무리 아름답고 훌륭한 외관의 개라도, 기질에 결함이 있는 개는 결코 좋은 개라고는 하지 못한다. 대담한 개와 난폭한 개, 주의 깊은 개와 신경 과민의 개, 온화한 개와 게으른 개는 비슷한 점이 있으므로, 기질을 구별하는 데는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흔히 느닷없이 개를 놀라게 하고서 이를 '겁쟁이 개'라고 놀리는 사람이 있지만, 놀라는 것은 당연하며, 만일 그렇지 않다면 우둔한 개이거나 또는 줄곧 그와 같은 일이 반복되어 완전히 버릇이 된 개일 것이다.
이렇듯 각각의 개 성질을 구별하는 일은 애견가에 있어 중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각각의 성질 우열과는 조금 다르지만, 개의 세계에는 그들의 심리 상태를 표정이나 행동으로 나타내는 공통의 패턴이 있음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장난하기
개는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동물이다. 고양이는 철학자처럼 꼼짝도 않고 있기를 좋아하지만, 개는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고, 꼼짝 않고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개는 개끼리 노는 게 가장 즐거운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서로 경주하고 뒹굴고 때로는 싸우든지 하면서 노는 가운데 개 세계의 규율을 학습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개들은 태어나서 얼마 안 되어 어미 개를 떠나 한 마리로서 사육자에 사육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개끼리 논다는 것은 강아지 시절 어미 집에서 형제들과 놀았을 뿐으로, 인연 없는 것이 되고 만다. 놀기 좋아하는 개가 혼자서 있게 되면, 심심풀이로 물건을 씹든지 땅을 파든지 하며 지낸다.
인간은 이와 같은 개의 놀기 좋아하는 습성을 이해하지 않고 개의 장난을 야단 치거나 하지만, 야단치기 전에 개와 놀아 주기 바란다. 공놀이도 좋다. 걸레 조각을 물게 하고서 줄다리기를 하거나, 사람이 도망쳐 개에게 쫓도록 하는 온몸 운동이 되는 놀이를 극히 잠깐이라도 좋으니 함께 시간을 가져 줌으로써 개의 기분은 아주 밝아진다.
다만 개를 쫓아가는 놀이만은 해서 안 된다. 이것은 개를 쫓아가면 달아난다는 버릇을 만들게 되고, 불러도 오지 않는 나쁜 버릇을 길러 주기 때문이다. 개와 놀 경우에는, 개를 불렀다면 곧바로 달려오게끔 미리부터 버릇을 길러두어야 한다. 부를 때는 '좋아, 와!' 하는 말을 던지며 몸을 낮추어 불러들이는 자세로, 개가 달려오면 반드시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개를 부르고 나서 야단을 쳐서는 안 된다.
짖는 소리는 개의 말
개의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음성(발성)은, 의인적으로 '개의 말'이라는 표현이 흔히 사용된다. 그러나 개는 몇 가지의 극히 단순한 음성을 갖고 있는데 지나지 않고, 더욱이 사람처럼 고도로 발달된 언어를 자유로이 지껄이지는 못한다. 따라서 우리들은 그들이 무엇을 호소하고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즉 그들의 의지나 감정을 이해하자면 이러한 음성 만으로서는 불충분하므로, 표정이나 거동도 함께 관찰할 필요가 있다. 개의 음성은 언어 발성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짖음.(barking '멍 멍')
경계본능에서 비롯되는 독특한 경계 발성으로서, 낯선 사람이나 다른 개가 자기가 사육되는 집이나 견사 또는 세력권에 접근하거나, 혹은 수상한 소리가 나면 짖어서 알리지만, 이것이 크다면 문지기 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많은 개를 기르고 있으면, 한 마리가 경계하여 짖으면 모든 개가 짖고, 그것이 근처의 개에게 파급되어 이른바 '그림자를 보고 한 마리가 짖으면, 그 소리에 백 마리가 짖는다' 는 상태가 된다. 또한 최초의 개가 달리기 시작한 뱡향으로 다른 개도 달리는데, 이것들은 모방이 아니라 전파 행동이라고 생각된다.
개는 기쁠 때에도 멍멍 짖지만, 그러나 경계할 때보다 부드럽고, 표정이나 거동도 전혀 다르다. 이리(wolf)나 순수한 야생 견은 '먼 짖음(울부짖음)을 하지만, 개처럼 짖는 일은 없다. 그러나 야생 견을 견사에서 기르면 역시 짖게 되는데, '멍 멍'이라고 단 절음은 가축화에 의해 획득된 소리라고 생각된다.
강아지가 장난치면서 '멍' 하고 잛게 짖는 것은 생후 3주일 후이다. 음조는 소형견 일수록 높고 날카로우며 급피치이고, 거구로 대형이 되면 될수록 저음으로서 굵고 느릿하지만 견종에 따라 각각 특징이 있으므로, 개를 잘 아는 사람은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견종을 알아 맞춘다.
울부짖음.(howling, '워-워-')
멀리 있는 친구를 부르던가, 혹은 고독하여 쓸쓸할 때 짖는 가락이 긴 목소리이다. 한 마리의 개가 울부짖으면 다른 개는 머리를 곧바로 쳐들고 이것에 호응하여 울부짖는데, 비가 내리는 밤이나 조용한 산 마을에서 들을 수 있었다. 그림이나 영화에서 달을 보고 짖는 이리(wolf)의 모습이 묘사되는데, 그것이 이런 울부짖음이다.
일본의 궁중 제도는 당의 제도를 받아들인 것인데, 궁전에서 행사가 있어서 고관들이 입궐하면 문 양쪽에 있는 종들이 개의 울부짖음을 흉내내었고, 이런 종을 '구인'이라고 했다.
고통. 초조. 슬픔
고통의 표정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공포의 표정을 나타내지만, 병일 때에는 신음하든지 몸부림치든지 한다. 만일 다른 개에게 물렸던지 구타당했을 때처럼 급격하게 육체에 고통이 가했을 때에는 비명을 울리며 온몸을 비틀고 뒹군다. 그러나 이유 없이 때리면, '궁한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비유처럼 자기 방어를 위해 본능적으로 상대편을 물고, 또한 그러한 사람에게는 항상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이것은 고통의 기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다아윈[Charles Darwin, 1809 ~ 1882]은, "개가 약간 조바심이 날 때에는 흔히 코로써 피리를 높다랗게 부는 듯한 소리를 발한다. 그것은 우리의 가슴을 슬프게 울린다"고 말했지만 , 식사 때에 한 마디만 격리시켜 다른 개보다 식사를 주는 시간을 더디게 하면, 곧 침착성을 잃고서 잰걸음으로 안타가운 듯이 걸어 다니며, 연신 슬픈 듯한 콧소리를 내면서 다른 명령에도 복종하지 않는다.
주인을 잃든지 또는 오랫동안 생활을 함께한 개가 끌려가서 사라지면, 원기를 잃고 등을 구부려 눕거나 맥이 없다. 그리고 생각난 듯이 먼 곳을 향해 울부짖는데,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일도 있다. 또한 주인을 잃은 개가 며칠 동안 식사를 하지 않는 예도 적지 않다.
불안. 공포
개가 힘이 없고 낙심했을 때는 쾌활한 때와는 반대로 머리를 낮추고 귀나 꼬리를 늘어뜨리며, 활기가 없다. 특히 주인으로부터 심한 꾸지람을 들었을 때에는 꼬리를 늘어뜨리고 낮게 기면서 초연한 태도를 나타내지만, 때로는 흰자위가 두드리진 눈으로 사육자의 눈치를 본다.
걸음걸이가 무겁고 느리면, 표정은 자못 의기소침한 것처럼 느껴지고 눈빛에 광채가 없다. 견사 안에서 불안정 상태에 있는 행동은 안정감을 잃고서 가만히 있지는 못하며, 꼬리를 늘어뜨린 채 여기저기 냄새를 맡든지, 귀를 연신 움직이며 신경질이 많아진다. 만일 수상쩍은 물체가 접근했다면, 허리를 떨구고 귀를 뒤로 눕히며, 목을 앞으로 늘이고서 코를 내밀어 주저주저 주의 깊게 냄새를 맡으며, 물체가 무엇인지 확인하려고 한다.
처음으로 거울로써 자기의 모습을 본 개는 몹시 놀라며 꼬리를 사타구니 사이에 끼고서 순간 달아나려 하지만. 이윽고 살아있는 게 아니고 냄새가 없는 그림자임을 아는 데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개가 두려워할 때에는 그 자리로부터 도망치지만, 쫓겨 달아날 때 귀를 뒤쪽으로 눕히는 것은 추적자의 발소리를 듣기 위해서이다. 또한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혔을 때에는 땅에 꿇어 엎드려서 근육을 떨며 나직하게 신음하고, 실금(오줌을 지림)하는 일도 있다. 그러므로 어린 개를 이와 같은 공포 상태에 빠뜨리면 아주 '겁쟁이 개'가 되는데, 만일 원인이 음향에 있다고 하면 성장해서도 그런 음향을 들을 때마다 같은 상태가 되어, 평생 고쳐지지 않는다.
비명.(yelping, '깨갱깨갱')
고통과 공포를 호소하는 높은 소리로서, 다른 짐승에게 물리든지 사람에게 발을 밟혔을 때 급피치로 외치는 울음인데, 이 경우 꼬리를 샅으로 끼어 잡고 허리를 낮추어 도망칠 자세를 취한다.
개의 급소는 귀와 사지 및 발바닥이다.
신음. (whining, '끙끙' 또는 '힝힝')
'끙끙'은 욕구 불만을 나타내는 콧소리인데, 예컨대 배가 고프다, 실내에 들어가고 싶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주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등의 경우에 여기저기 다니며 자못 슬픈 듯한 소리를 낸다. 또한 '힝힝'은 배가 고프다, 춥다, 덮다 등과 같은, 주로 지속적 고통을 호소할 경우에 곧잘 소리낸다.
강아지 등은 끙끙거리다가 참을 수 없게 되면 별안간 '깨갱깨갱' 하며 높은 소리를 내는 경우도 많다.
위협.(growl, '으르렁')
상대를 혐오 또는 위험할 때 발하는 목구멍에서 내는 소리이며, 네 다리에 힘을 주고 털을 곤두세우며 송곳니(엄니)를 드러내면서, 이윽고 방어와 공격으로 옮기는 태도를 보인다.
투견에서는 이것을 '맞서기 으르렁'이라 하며, 상대에게 공격받아 고통을 참고 신음하는 '으르렁'과는 구별된다.
공명.(singing)
사이렌이나 하모니카의 고음에 청각 신경을 자극 받아 개가 곧잘 목을 좌우로 갸웃하는데, 고음에 반응하며 노래하듯이 울부짖는 경우도 있다. 이런 습성을 훈련에 응용하며, 매일 피아노 소리를 들려주고 쉬운 동요 곡을 공명시키는 것에 성공한 사람이 있으며, 인간의 말을 기억시킨 사람도 있다.
이런 공명 현상은 대형 견보다 별로 울부짖지는 않지만 신경질적인 소형 애완견에 많은 것 같다. 물론 음악을 이해하거나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짖는 것은 아니며, 이를테면 '안녕'과 같은 단순한 말을 그것과 비슷한 소리로 짖게 하는 데 성공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훈련에 따라서 개를 음악에 맞추어 짖게 한다든가, 인간의 말에 가까운 발성을 시킬 수 있다는 것이 실증된 셈이다.
경계심(警戒心)
멀리 수상쩍은 소리를 듣고 경계할 때에는 즉시 일어나서 음원의 방향으로 귀를 세우며 그 쪽을 향해 주의 깊게 눈길을 보내지만, 이때 표정은 매우 긴장되어 있으며 꼬리를 쳐든다. 수상한 사람 그림자를 발견했다면 네 다리에 힘을 주면서 짖어대는데, 그럼에도 사리지지 않고 다가올 경우에는 전진하며 사라져 버릴 때가지 맹렬히 짖는다.
만일 수상한 소리가 나고도 사람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을 때에는 자못 이상하다는 듯이 공중의 냄새를 맡는 듯 코를 벌름거리며, 조용히 허리를 낮추어 편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여전히 사방의 경계를 계속한다. 이상은 옥의 사육의 개인 경우이며, 실내의 소형 견은 소리가 나면 곧 그 방향으로 달려가서 상대를 확인하기 보다 먼저 짖고 경계한다.
적대심(敵對心)
개는 사람이 귀나 꼬리를 만지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더군다나 낯선 사람이 이 부분을 접촉하면 성내면서 으르렁거리며 위협하고, 혹은 무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겁쟁이 개'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개가 적대 감정을 나타내는 것은 자기의 테러터리[territory: 영역. 세력권]가 침범될 때 나 몸의 위험을 느꼈을 때, 또는 새끼를 보호하려고 할 때 등이 성나면 온몸의 근육이 경직되고, 목에서부터 꼬리에 걸친 털이 곤두선다. 그리고 코에는 주름살이 모아지고, 나직한 으르렁 소리를 내는 입에서는 송곳니가 드러나며, 날카로운 눈이 상대방에게 집중된다.
다시 말해서 적대적인 태도로 사람이나 개가 접근할 때에는, 사지를 꼿꼿이 세우고 극히 굳어진 자세로 걷는다. 그리고 머리를 약간 위로 쳐드는데, 머리를 너무 높이 들거나 숙이지는 않는다. 꼬리는 앞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심하게 흔들며, 후방에서는 공격에 대비한다. 이때의 굳어진 걸음걸이와 꼬리의 상태는 성냄의 의한 근육의 심한 긴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털이 곤두서는 것은 스스로의 몸을 조금이라도 크게 보이기 위해서 이고 상대편이 공격했을 때 순간적으로 몸을 선회시키기 위한 보호구 역할을 하기 위해서이다.
곤두선 털끝의 감각은 매우 예민하여, 조금만 닿아도 개는 곧 몸을 돌이켜 안전을 꾀하려 하며, 적을 향해 방향을 바꾼다. 개의 수비 범위로서의 약점은 아랫배와 허리에서부터 뒷부분에 걸친 부위이므로, 적과 싸우기 위해서는 항상 상대와 정면 대치할 필요가 있다. 약점 중에서도, 특히 꼬리의 접합부에서부터 아래쪽인 넓적다리. 정강이 및 종아리. 고환부분이 일격 당하면, 그 개는 최초의 공격으로 균형을 잃고 쓰러진다. 그러나 머리. 목. 어깨 등을 상대가 몰고 늘어지더라도 개는 전혀 전의를 상실하지 않고 반격의 기회를 노린다.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상대의 허점을 노리며, 기회를 보아 적의 뒤에서 습격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다. 뒤에서 공격받아 쓰러진 개는 몸의 균형을 잃어버리므로 그 시점에서 승패가 결정된다.
개가 도주할 때에는 몸을 둥글게 하여 꼬리를 사타구니 속에 감추고, 몸의 부피를 조금이라도 작게 하면서 달아난다. 배후에서 꼬리를 물리지 않겠다는 자위 본능이다. 도망 칠 수 없다고 생각되면 벌렁 누워서 사지를 벌려 꼬리를 감고서 귀를 늘어뜨려서, 무저항. 절대 복종의 태도를 나타낸다.
이상의 행동은 적을 위협하여 공격할 때의 태도이지만, 상대가 처음으로 만난 개끼리일 겨우는, 서로 머리를 항문에 접근시켜 수캐인지 암캐인지 조사하고, 냄새를 맡으면서 빙그르르 몸을 돌려 상대편의 태도를 조심스럽게 살핀다. 이때 귀를 약간 숙이고 꼬리도 내리면서 냄새를 맡도록 해 주는 것이 적대할 의지가 없음을 나타내는 일이다. 앞에서 테리터리(territoy)를 말했지만, 개의 '서서 오줌누기'는 뇨의 와는 무관하고 빈번히 행해진다.
특히 성숙한 수캐에게서 볼 수 있는 생태의 한 가지이다. 예컨대 곰은 자기의 테리터리를 표시하기 위해 진흙에 뒹굴다가 서 있는 나무에 비벼대면, 영역을 침범한 다른 곰이 그것에 키를 재어 보고 자기보다 크면 가 버린다고 한다. 여우는 도주할 때 힐끔힐끔 돌아보는데, 이때 오줌을 지려서 그 강렬한 악취로 적의 추적을 단념시킨다. 암캐는 일반적으로 '서서 오줌누기'를 하지 않는다. 다만 발정기가 가까워지면, 수캐의 '서서 오줌누기'장소의 냄새를 맡고 자기의 오줌을 누는 일이 있다.
항상 매어 있는 수캐는, 부득이 매어 있는 범위 안에서 '서서 오줌누기를 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짜증이 쌓여 성을 잘 내고 침착성이 없는 개가되는 것은 부득이하다. 이것은 개의 책임이 아니고 사육자의 책임이기 때문이므로, 수캐를 사육할 경우에는 반드시 아침. 저녁 2회의 산책 시간을 만들어, 개에게 '서서 오줌누기'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공포심(恐怖心)
개가 무서워하는 첫 번째의 것은 '소리' 이다. 벼락. 폭음. 총성 등 강렬한 소리에 대해 놀라지 않는 개는 없다. 다만 소리에 대해 민감하거나 둔감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소리에 민감한 개는 어린이가 딱총을 터뜨리거나 자동차의 백파이어(backfire) 소리에도 움찔하며 도망친다. 그리고는 숨어서 떨고 있다. 일단 이러한 상태가 된 개는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는다. '음향 공포증'이라는 일종의 병으로서, 무서운 소리가 그쳐도 얼마 동안은 정신 이상을 가져오고, 일종의 반광란 상태가 계속된다. 사냥개가 처음으로 사냥에 동원되어, 최초의 첫 총성에 놀라 도망쳐서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다.
아무리 사냥기술이 뛰어나고 혈통이 좋은 개라도, '겁쟁이'(gunshy)라면 쓸모가 없다. 외국의 예이지만 셰퍼드가 출산한 이튿날에 화산 폭발이 있었고, 이 폭발에 놀란 셰퍼드가 출산한 새끼를 전부 먹어 버렸다는 얘기가 있다. 인간처럼 주위의 자연 현상이나 소리의 원인 등을 잘 알고 있어도, 천둥과 벼락이 울리거나 하면 불안해서 정신 상태에 이상을 가져오는 사람도 많으므로, 이러한 지식을 전혀 갖고 있지 못한 개가 무서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밖에 개는 불이나 빛을 무서워한다고 하지만, 인간과의 오랜 공동 생활 때문인지 다른 동물만큼은 그것을 그다지 겁내지 않는 것 같다. 버려진 담배꽁초의 불을 앞발로 밟아 꺼 버린 개가, 전국 화재 예방 주간에 표창된 일도 있다. 또 사냥 중 산 속의 오두막에서 숙박할 때, 벽난로 옆에서 안심하고 자는 개가 있음을 보면, 불 그 자체는 인간 생활에 필요한 부수적인 것의 일부라고 알아차린 것 같다.
투쟁본능(鬪爭本能)
개의 투쟁 본능은 야생 시대부터 물려받은 것으로서, 먹이 확보. 자손유지. 보신 등과 같은 동물 생존 본능의 하나이다. 다만 인간과의 오랜 공동 생활 덕분으로 먹이를 주는 인간에 대한 투쟁심만은 극히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서 잊어 버렸다고 하겠다고 하겠다.
개끼리, 혹은 다른 동물과 먹이 때문에 다툴 때에는 수캐. 암캐의 관계없이 투쟁이 발생한다. 짐승 사냥에 사용되는 사냥개가 곰이나 멧돼지에게 덤빌 경우에도 상대방의 성별은 관계가 없다. 자손을 남기기 위해 다툴 경우에만 동성끼리 싸운다. 다수의 개를 사육할 경우, 그 중에서 우두머리가 되는 것은 수캐이다. 성숙한 수캐끼리라면 기질이 강한 개가 체력 있는 개보다도 우두머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개의 연령은 별로 관계가 없는 것 같다.
수캐끼리의 투쟁은 생존 경쟁의 힘 겨루기라는 느낌이 있으므로 참으로 맹렬히 싸운다. 싸움에서는 선제 공격을 가한 쪽이 기력에 있어 모두 알차다. 먼저 공격하는 편이 반드시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우세하다. 싸움에 익숙해진 개는 먼저 상대에게 마음껏 물게 하여 체력이 떨어지기를 기다려서, 상대의 피로가 나타난 때를 보다 단숨에 반격을 가하여 쓰러뜨린다. 싸움에 익숙한 개는 급소를 공격하는 능력이 교묘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도사견' 의 싸움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최후에 이기는 것은 기력과 스태미너와 싸움 경험이 풍부한 개이다.
개와 인간과의 싸움은 고대 로마 시대에 스포츠로써 있었다고 하지만, 물론 현대의 일은 아니다. 경호견이 주인의 명령으로 인간과 싸우는 일은 있지만, 그럴 경우도 주인의 제지 명령에 따라 즉각 공격을 중단한다. 이런 종류의 개는 고도의 훈련을 받은 견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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